태(胎 아이 밸 태)

말 안듣는 아들에게
‘너 엄마 뱃속으로 다시 들어 가’ 라고 한다

그러면
나 원래 엄마 뱃속에 살았어로 시작해서
나 머 먹고 살았어, 머 하고 놀았어 등의
질문이 이어진다

머 먹고 살았는지에 대해선 설명이 가능하다

“엄마가 먹은거 니가
빨대로 쭉쭉 빨아 먹었다”

‘우와 신기 하다’ 말하는 녀석을 보자면

부모는 영원히 빨리는 존재인가 보다

내가 그렇게 했듯이.

그런데 한가지 더
엄마와 아이의 질긴 인연을
난 태줄을 자를 때 느꼈다

아이가 나오고 건네 준 가위를 들고
태줄을 자르는데
쉽게 잘릴거란 생각과는 반대로
이건 완전 강력한 탄성과 질긴 고무관 같더군

내가 아는 한
생고무와 철심이 들어 있는 가스연결선이
가장 질긴데
이것보다 더 질겨

연할것 같던 사람의 조직이 이렇게 강할줄이야 !

그 질긴 인연을 끊고 세상에 나오지만
그 인연 어찌 잊을 수가 있을까

그래서 아빠의 아이가 아닌
엄마의 자식인가보다

▶ 제목 : 胎 아이 밸 태
( 1 . 아이를 배다 2 . 잉태하다(孕胎–) 3 . (아이를)기르다 )

▶ 혜화역 2번출구

 

  • 37° 34′ 51″ N 127° 0′ 10″ E

답글 남기기

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. 필수 필드는 *로 표시됩니다